10문제 중 3개 — 같이 채점하고 알았습니다
틀린 7개는 몰라서 틀린 게 아니었어요. 문제를 읽지도 않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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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10. 31

Executive Summary (요약)
검사자 선생님이 준 방법 중에 "10분 풀고 나면 반드시 엄마와 채점하라"가 있었습니다.
그날 저녁에 해봤어요. 10문제 중 3개만 맞았습니다.
그런데 틀린 7개를 같이 보니, 몰라서 틀린 게 하나도 없었어요.
문제를 읽지도 않고 그냥 칠한 것이었습니다.
채점은 점수를 매기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내가 아는 걸 이렇게 틀리는구나"를 아이가 직접 보는 일이었어요.
① 선생님이 준 방법 중에 이게 있었습니다
웩슬러 검사 뒤에 선생님이 몇 가지 방법을 주셨는데, 그중 하나가 이거였어요.
"10분 풀고 5분 쉬고, 10분 풀고 5분 쉬기. 하루 두 번."
"그리고 10분이 끝나면 반드시 엄마와 함께 채점하세요."
앞부분(10분·5분·10분)은 앞선 글들에서 적었습니다.
제가 한동안 흘려들은 건 뒷부분이었어요. 채점을 왜 꼭 같이 해야 하는지 몰랐거든요.
답지 주고 혼자 하게 하면 되는 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② 그날 저녁
소마셈은 하기 싫다고 해서 소마도형으로 10분을 했습니다.
끝나고 같이 채점했어요.
10문제 중 3개.
점수만 보면 그냥 "많이 틀렸네"입니다. 그런데 틀린 7개를 하나씩 같이 보다가 알았어요.
몰라서 틀린 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문제를 읽지도 않고 그냥 칠한 것이었어요. 도형을 보고 바로 손이 나간 겁니다.
읽었으면 다 맞혔을 문제들이었습니다.
이게 검사 결과와 정확히 같은 모양이었어요.
검사에서도 쉬운 문제는 지루해하며 안 풀고, 어려운 문제는 끝까지 풀어서 맞혔거든요.
몰라서 낮은 점수가 아니라, 쉬운 걸 다 틀려서 낮은 점수였습니다.
③ 그래서 채점을 같이 하라고 하셨던 겁니다
제가 혼자 채점했으면 "7개 틀렸네"로 끝났을 거예요.
그리고 아마 더 많이 풀리려고 했겠죠.
그런데 같이 채점하니 아이가 자기 눈으로 봤습니다.
💡 ADHD 는 "모르는 것"의 문제가 아니라 "옮기는 것"의 문제입니다
ADHD 연구자 Barkley는 ADHD를 "알고 있는 것을 적절한 때 행동으로 옮기는 능력의 문제"로
설명합니다. 지식이 없는 게 아니라, 아는 것을 그 순간에 쓰지 못하는 쪽이라는 뜻이에요.
그래서 "더 가르치기"보다 "그 순간에 멈추게 하기"가 먼저인 경우가 있습니다.
근거: CHADD — ADHD 이해하기(실행기능과 수행) →
"더 풀기"는 답이 아니었습니다. 아이는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요.
필요한 건 "읽고 나서 손이 나가게" 하는 것이었어요.
④ 혼내지 않았습니다
이게 제일 어려웠어요. 7개가 틀렸는데 전부 안 읽어서 틀린 거니까요.
그런데 혼내면 그날로 끝입니다. 다음에 채점을 같이 하자고 하면 도망가요.
그래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조금만 더 읽어봤으면 좋았겠다."
"왜 안 읽었어"가 아니라요. 둘은 전혀 다른 말입니다.
앞엣말은 다음에 할 일을 알려주고, 뒷말은 지금 혼나는 중이라는 뜻이니까요.
즐겁게 채점했어요. 틀린 걸 하나씩 보면서 "어, 이거 알잖아?" 하면
아이가 머쓱해하면서도 웃었습니다. 그 표정이 중요했어요.
자기가 아는 걸 틀렸다는 걸 스스로 안 거니까요.
⑤ 지금은 이렇게 합니다
- 10분 풀고, 5분 쉬고, 10분 풀기. 하루 두 번
- 쉬는 5분은 뛰노는 게 아니라 레고·그림처럼 차분한 활동
- 10분이 끝나면 반드시 같이 채점
- 10분 분량을 3분 만에 풀어오면 다시 가져가서 10분을 채우게 합니다
- 틀린 것을 볼 때 "왜 틀렸어" 대신 "이거 알잖아?"
마지막 줄이 핵심이에요. 아는 걸 확인시켜 주는 말이지 혼내는 말이 아닙니다.
💡 1~2학년이 골든타임이라고 하셨습니다
선생님은 차분히 읽는 습관을 훈련할 수 있는 시기가 1~2학년이라고 하셨어요.
아직 늦지 않았고, 지금 해두는 게 좋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이건 검사자 선생님의 임상 조언이고, 특정 연구를 인용한 것은 아닙니다)
⑥ 솔직히 말하면
한 번 채점했다고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날 이후로도 안 읽고 칠한 날이 많았어요. 지금도 그렇습니다.
다만 "다시 읽어볼까?"라고 말할 수 있게 됐어요. 전에는 "왜 또 틀렸어"였거든요.
그리고 아이가 채점을 피하지 않습니다. 이게 제일 큰 변화예요.
혼나는 시간이 아니라는 걸 알았으니까요.
점수가 오르는 것보다 그게 먼저인 것 같습니다.
그런 날들은 금방 잊어버려서, 저는 단단 스토리에 한 줄씩 적어둡니다.
📌 「검사 결과를 받고 나서」 8부작
① 웩슬러 지능검사 결과 보는 법
② 아는데 왜 틀릴까요
③ 아는 문제를 자꾸 틀리는 아이
④ 산만한 아이일까요, 급한 아이일까요
⑤ 집중력, 무엇부터 해야 할까요
⑥ 책은 좋아하는데 내용을 모르는 아이
⑦ 책 읽고 퀴즈 내기
⑧ 10문제 중 3개 — 같이 채점한 날 ← 지금 글
본 글은 저의 개인적인 경험과 정보 공유이며, 의학적 진단·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글에 나오는 방법은 저희 아이의 검사 결과를 보고 검사자 선생님이 주신 조언이며,
모든 아이에게 같은 방법이 맞지는 않습니다.
아이의 집중이나 학습이 걱정된다면 소아청소년과·발달센터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참고자료 · 함께 보면 좋은 자료
- CHADD — ADHD 이해하기(실행기능과 수행) →
- 웩슬러 지능검사 결과 보는 법 — 시리즈 ①
- 아는 문제를 자꾸 틀리는 아이 — 10분 5분 10분 루틴
- 받아쓰기 맨날 0점이래요 — 아이를 선생님으로 만든 날
자주 묻는 질문
Q. 채점을 왜 아이와 같이 해야 하나요?
A. 부모가 혼자 채점하면 "몇 개 틀렸다"는 결과만 남습니다. 같이 채점하면 아이가 "내가 아는 걸 이렇게 틀리는구나"를 자기 눈으로 봅니다. 저희 아이는 틀린 7개가 전부 안 읽어서 틀린 것이었는데, 같이 보지 않았으면 저도 몰랐을 거예요.
Q. 틀린 게 너무 많으면 어떻게 말해야 하나요?
A. "왜 틀렸어" 대신 "이거 알잖아?"를 권합니다. 아는 걸 확인시켜 주는 말이지 혼내는 말이 아니에요. 저희는 "조금만 더 읽어봤으면 좋았겠다"라고 했습니다. 혼내면 다음부터 채점을 피합니다.
Q. 10분 분량을 3분 만에 풀어오면요?
A. 다시 가져가서 10분을 채우게 합니다. 남은 시간에는 푼 문제를 다시 보게 해요. 많이 푸는 연습이 아니라 차분히 읽는 습관을 만드는 게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Q. 쉬는 5분에 뭘 하면 좋나요?
A. 차분한 활동이 좋습니다. 레고 조립, 그림 그리기 같은 것이요. 뛰어놀고 오면 다시 앉기가 더 어려워집니다.
단단 스토리로 지금 시작하세요
검사자 선생님이 10분 풀고 반드시 엄마와 채점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날 저녁 10문제를 채점했더니 3개만 맞았어요. 틀린 7개는 몰라서가 아니라 문제를 읽지도 않고 칠한 것이었습니다. 혼내지 않고 같이 채점한 날의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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